오늘은 그냥 톱냥이가 찌질모드에요.
그러니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겨 주시고요.
싫으시면 조용히 [뒤로가기] 혹은 [창닫기] 부탁드려요.
출퇴근 시간을 빌어 닌텐도를 하다보니.
환승을 하면서도 계속 눈은 화면에 고정.
덕분에 천천히 걷는 법을 배웠어요.
지하철이 눈 앞에서 떠나도, 그려러니. (웃음)
그런데, 그런데.
그제 밤에.
천천히 닌텐도를 보면서 걸어가다가.
잡상인의 매대를 밟은 거에요.
아주 조금.
살짝.
이런 민망해라...
"죄송합니다."하고 사과를 드리고 가려는데.
잡상인 분이 그러시더군요.
(막, 양복도 입고 넥타이도 매신 분이었어요.)
"거 학생 좀 잘 보고 다녀."
음... 그런데요.
제가 닌텐도 때문에 앞을 못 보고 잘못한 것은 맞는데요.
원래 거기...
"보행자 통로" 아닌가요?
잡상인 씨만 아니었으면.
저는 거기로 가도 되는 거잖아요.
매대를 밟을 일도 없었겠죠.
원래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지나다녀야 하는 공간이니까요.
저는 다른 사람의 발을 밟은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을 밀었던 것도 아니고.
이마를 박았다거나.
복부에 펀치를 날린 것이 아니에요.
'내가 갈 수 있는 길을 못 간 것 뿐.'
버릇이 없다고 해도 좋아요.
'넌 한 번도 잡상인 물건 안 사봤냐.'고 말해도 좋아요.
그냥.
기분이 답답했어요.
저는 닥터 혹은 의사라고 불리는 R4라는 기계를 써요.
닥터는 닌텐도에 없는 기능을 지원해 줘요.
동영상 재생이나, 텍스트 읽기, 음악 파일 재생 등.
하지만 가장 큰 기능은.
역시 '불법 롬파일'을 구동하는 거겠죠.
저도.... 몇 개는 가지고 있어요.
처음에는 '나는 절대로 R4로 불법 롬파일은 구동하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고 싶은 게임이 너무 많아지는 거에요.
그런데 구할 수가 없는 거에요.
일본 옥션도 다녀보고 구매대행 사이트도 둘러보고...
중고도 알아보고.
그러다 사기도 당해보고. (웃음)
지금은 정식발매된 팩을 빠르게 구할 수 있는 루트를 알아냈어요.
(절판된 팩도 구할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호주머니 사정이 허락되는 대로 하나씩 하나씩 사서 모으고 있죠.
포장도 개봉 안 하고 고이 모셔둔 아이들도 있어요.
그리고는... 여전히 R4를 쓰죠.
가끔 공유 사이트를 가요.
닌텐도로 검색하면 롬 파일이 참 많이 떠요.
그리고는 댓글에서 떳떳하게 말하더군요.
[돈 주고 팩 사는 사람들이 바보다.]
[일본 제품이니까 돈 줄 필요 없다.]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부끄러워 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원래 정당해야 하는 [정품 구매]가, 어째서 바보가 되고.
어째서 남의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당당할 수 있는지.
보행통로를 막고도 오히려 '잘 좀 보고 다녀라.'고 훈계하던 잡상인 씨와.
불법을 저지르면서도 '돈 주고 사는 사람이 바보.'라고 낄낄대는 롬사용자들.
모두 같은 얼굴로 보이는 건... 왜일까요.
그냥.
찌질대고 싶었어요. 아행. :)
저도 뭐 잘못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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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줄 알면서 할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제법 많죠..ㅎㅎ
모범적으로 산다는건 참 힘든거 같아요.
그렇게 평생을 배웠는데도 불구하고.ㅋㅋ
그렇죠 뭐...
잡상인 씨도 그것이 삶의 방편일 것이고.
롬 사용자들도... 유혹을 뿌리치기는 힘들겠죠.
하지만 그것이 [당당하게] 세상에 대고 외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ㅠ_ㅠ 서글프죠.
토닥토닥... 안되는줄 알면서 하는 사람이 더 나쁘다고는 하지만.. 할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현실이 더욱 나쁘다고 생각하니..
음. 글쎄다.
적어도 이 두 경우에는 [현실]한테 미안할 거 같아. ^^;;
가게를 차릴 돈이 없다고 해서 '타인의 권리'를 해치면서 까지 지하철에서 잡상인을 해야 할까?
팩 사는 돈이 없어서(혹은 아까워서) '타인의 창작물'을 아무 거리낌없이 롬파일로 공유해야 할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내가 닌텐토 팩도 하나둘씩 정품팩을 모으고 있고, 프로그램도 유사한 프리웨어나 셰어웨어로 땜빵 중이고. ^^;;;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자신의 자유를 누려라-ㅅ-)b
근데 그 피해한도가 내가 느낀거랑 남이 느낀거랑 차이가 남으로서 의견대립이 시작되는 겁니다.
근데 요점은 그거잖소.
"학생" 잘 보고 다녀.
당신이 어디가 학생이요! (버럭)
요점은 그게 아닌데요. (웃음)
어차피 어린 인생 =ㅛ=b
무조건 학생이래요..ㅎㅎ
왜 그런지.....모르겠어요..~
어머~ 티아님 동지 ㅋㅋㅋ
저도 예전에 어린 애들이 "요즘 돈주고 음악 듣는 사람이 어딨냐"고 하길래 기절할 뻔...ㅜㅜ
전 오래전 세대라서 항상 좋아하는 가수 노래를 사서 듣는게 습관이라서요.
뭐.. 솔직히 저도 노래 한 두 개 들어보고 싶을 때는 돈주진 않았지만 그게 당연화 되어있다는 점에서 놀랏..
근데 이건 글과 무관한 얘기로군요.ㅡㅡ;;
암튼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버렸죠.
아니에요! 제가 말하고 싶어하는 바를 정확히 집어주신!! ㅠ0ㅜ
저도 좋아하는 가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두 다 CD를 샀죠.
저 고등학교 때는 일본가수 좋아하면 당연히 용돈모아 비싼 CD(당시 가격 4만정도)를 어떻게든 구해서 들었는데... 그 때는 워크맨이 아직 살아있던 시기라 테이프로 녹음하기도 했었죠. (이것도 어찌보면 불법복제!!)
그 당시에도 좀 유명하다는 일음판매소(그 때는 오프라인 매장도 많았으니...)가면 중국발 복제CD가 떡하니 있었지만, 왠지 그런 건 사기 꺼려졌었어요.
에헤... 다 추억이네요. 추억. 이제는.